Dusk Coffee Lab
Description : Cafe
Location : Ansan-si, Sangnok-gu, Gyeonggi-do
Area : 280M2 / 85PY
Date : 24.01
Photo : Park Yoochun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은 우리에게 늘 큰 힌트가 된다.
현장 미팅 첫 날, 높은 층고와 박공지붕의 형태를 가진 공장형 창고를 마주하게 되었다. 산과 바다가 있는 안산의 지형과 많이 닮아 있었다. '유년 시절, 노을진 안산 포구의 전경이 인상 깊었다'는 클라이언트의 말은 공간의 소재가 되었고, 우리는 그의 향수와 황혼을 이 공간에 담아내기로 한다.
'황혼'이라 함은 해가 지고 밤이 될 무렵을 뜻한다.
낮과 밤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며, 해가 짐으로써 하루는 마무리된다고 느낀다. 우리는 황혼을 하루의 끝으로 치부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집에 돌아와 보내는 휴식시간 역시 끝이 아닌 새로운 '쉼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어릴 적 놀러갔던 바다 인근의 민박집 앞 마당에는 저마다 마루가 하나씩 꼭 있었다. 그곳에 앉아 고즈넉하게 바라봤던 어스름한 해질 녘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평온함을 느끼게한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적당한 빛과 그에 물든 바다와 모래 그리고 멀리 보이는 지평선, 황혼이었다.
우리는 재해석한 '황혼의 상징성'과 '황혼을 관망하는 평온함'을 공간에 녹여냈다. 공간이 주는 평온함을 향유하며,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카페 '황혼'은 빛 앞에선 사물이 어두워지는 실루엣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금속, 대리석, 무늬목, 테라코트 등 다양한 텍스쳐를 가진 소재를 흑색으로 통일 시켰다. 빛이 닿는 곳만 명암이 존재하게 했다.
마루에서 바라본 평온한 해안가의 황혼을 녹여내기 위해 자연 요소의 오브제를 사용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메인 테이블 아래 위치한 바위 오브제와 샌드아트는 바다와 그 울렁임을 표현한다. 조명과 어우러져 빛이 바랜 오브제의 형태로 노을에 물든 해안가의 물과 바다를 나타냈다. 또한 공간 가장 안쪽에 위치한 좌석 쪽에도 같은 형태의 오브제를 배치하여 공간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길게 뻗은 바와 바리솔 조명은 이 공간의 메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바리솔은 기울어진 곡선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는 '점차 하강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황혼'과, 노을 빛의 부드러움을 곡선을 표현했다.
또한 대리석 소재의 메인 바는 빛을 그대로 반사 함으로써 빛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바에서 발광하는 바리솔의 빛은 맞은 편 마루 좌석에서 관망할 수 있다. 앞서 표현한 "마루에서 바라보는 해질 녘"을 담기 위해 바에 맞은 편 안쪽은 마루 좌석을 배치하였고 마루 단차 아래에 샌드아트와 간접조명으로 공간이 가진 정체성에 일관성을 다시금 부여하였다.
2층의 붙박이 좌석은 1층 바리솔 조명의 형태와 일치시켜 통일성을 부여했으며 메인 공간에 연출된 빛의 전경을 한 눈에 담아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명만 남겨두었다.
우리의 모든 하루에는 황혼이란 경계가 늘 존재한다.
매일 반복되는 황혼 속에서 평온함을 느끼고 잠시 쉬어가며 또 다른 무언가를 시작으로 삼길 바란다.
이곳 황혼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고향같은 안식처가 되어 내일의 희망을 전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